즐거운 야구

어제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옐로우석 상단에서 햄버거를 뜯어먹었다.
정말 난 뜯어먹었다.



버거를 먹으며 경기전 마주친 몇몇 선수들을 생각했다. 
정확히는 투수들.
기분이 굉장히 가라앉아 있어서 안쓰러웠다.
특히 언제나 밝은 표정을 하고 있는 한 선수는 꼬마 팬 사인도 해주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다녔다.
아마, 전날에 생긴 그 사건 때문이겠지



야갤에 올라온 그 동영상
타팬이 찍었다고 올린건데, 그 진위 여부는 알고 싶지 않다.
물론 두산전이었기에 아예 다른 팬이 찍기엔 무리가 있지만
최소한 내가 아는 두산 팬들은 15연패한 팀 분위기 알고 싶어서 버스타는거 동영상으로 찍고
그걸 일베 보내달라며 올리며
다른 팀 분위기 더 안좋아지게 만드는
그런 개매너를 보여주진 않았다.

다른 팀 팬이 일부러 그랬다고 믿고 싶을 정도다.




물론 문제야 욕한 사람들이지만.




어제 나는 못봤지만,
버스에서 내릴때부터, 그러니까 선수들 출근시간에도 경호원이 각별히 주의를 줬다고 한다.
.
.



이해는 간다.
15연패,
믿기지도 않고 믿기도 싫은 연패를 달리고 있다.
무기력하게 지는 경기, 뒤짚어진 경기, 망가져가는 팀 분위기, 쓰러진 코치진, 다친 에이스,
팬이라는 사람들이 거기에 '매너 없는 팬'를 덧붙이고 싶을까?
욕은 나오겠지 나도 쌍욕이 나오는데
욕이 안나온다면 그건 진짜 무슨 얼빠겠지

그래도 이건 아니다.
그것도 경기 지고 차에 타는 선수들에게, 코치진에게, 무슨 쌍욕?

욕 할 수 있다
근데 그냥 같이 야구보는 사람들끼리 하라고
쌍욕을 하든 또 무슨 전기톱 드립을 하든 , 사람들 안듣는데서 하라고!
타팬들 다 듣는데서 내 팀 선수, 감독한테 쌍욕하고 개드립치면 재밌니? 좋니?
그러니까 타팀 팬들이 우릴 호구로 알잖아...



기나긴 15연패의 터널이 지나가고 있다.
이것만 넘어서면 어떻게든 될텐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그래도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선수들이 두배 세배 더 힘들다는 것
까칠해진 얼굴이 이제 안쓰럽다는 것
잘 웃지도 않는 얼굴에 속상하다는 것




그제 주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요즘 주장님 행보가 맘에 들지 않았기에, 웃을 수가 없었다.
몇초간 흐른 정적
"주장님, 힘내세요, 잘 될거예요."
제대로 웃지도 못하면서 "네, 그래야죠"




선수도 기운내고 팬들도 기운내고
즐거운 야구를 하고 즐거운 야구를 보고




야구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그렇게 모두들 멘탈 다듬기를




오늘은 연패 좀 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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